주례없는 결혼식 순서, 혼인서약서, 성혼선언문 샘플 공유

나는 주례 없는 결혼식으로 했다.

아무래도 주례가 없다 보니

사회자가 중심을 잡고 잘 이끌어주었으면 좋겠어서

전문 사회자를 섭외했고,

비싼 돈 주고 하는 거니까

알아서 잘해줄 거라고 생각했지만

천만의 말씀 만만의 콩떡이었다.

 

내가 좀 피곤한 스타일이라

결혼식 한 달 전부터 축가는 몇 명이고, 순서는 어디고 하는지 메일로 다 보내 놨는데,

결혼식 일주일 전에 엉뚱한 소리를 해서..

대면해서 하나씩 짚어줬다. 

2시간 거리를 차를 타고 가서 상담을 했는데, 

내가 메일로 보내준걸 다시 얼굴 보고 말한 격이라 굉장히 피로하고 짜증이 났다.

그래도 본식 때는 사고 없이 잘 이끌어가서 다행이라고 생각함..

 

이렇게 준비 과정에서 속을 썩였지만

결혼식 당일날에는 돈값을 한 사회..

 

준비 과정에서는 문제가 없었지만

결혼식 당일에 스튜디오의 중대한 실수(=잘못)을 한 그가사랑한순간 스튜디오...

 

결혼식 당일날 스튜디오에서 약속한 시간보다 1시간 더 늦게 예식장으로 출발하는 바람에 뭐 하나 계획대로 하지를 못했다.

겁나게 스트레스받고, 하객들한테 인사도 제대로 못 드리고,

부케 받은 친구한테 부케 전해주지도 못하고...

(식 끝나고 내가 스냅사진 찍느라 ㅋㅋㅋㅋ하...)

몇 번을 체크하고, 통화하고, 카톡을 해도

당일날 계획했던 것들을 순조롭게 잘하는 건 운인 것 같다. ㅠㅠ

앞으로 평생에 다시없을 결혼식이라서 아쉬웠지만

그래도 잘 끝났다고 생각하고...

 

결혼을 준비하는 이들에게 도움이 되었으면 해서

내가 직접 새로 쓴 혼인서약서와

플래너님께 받았던 성혼선언문의 예시들을 풀어보려고 한다.

 

사진은 그가 사랑하는 순간 웨딩촬영! 

 

<주례 없는 결혼식순>

1. 오프닝 축주

2. 화촉점화

3. 신랑 입장, 신부 입장 및 맞절

4. 축시 - 신부 측 아버님이 낭독

5. 혼인 서약문 낭독

6. 성혼 선언문 - 신랑 측 아버님이 낭독

7. 감사 인사 - 양가 부모님께, 내빈께

8. 마무리 축가

9. 신랑 신부 행진

10. 사진 촬영

 

 

보통은 축가 다음에 양가 부모님께 인사를 드리지만 눈물이 많은 신부들은 감사인사를 드리고, 축가를 하는 게 낫다고 한다. 양가 부모님께 인사드리면서 많이들 울기 때문에, 인사를 드린 후 축가를 들으면서 마음을 추스르고 행진하면 되기 때문!

보통 식 전에는 웨딩촬영 영상 만든걸 식전영상으로 함께 감상하고 시작하는데, 나는 그 영상 보는 게 오그라들고, 신경 써서 만들고 싶지도 않아서 그냥 우리 웨딩사진을 자동으로 넘어가게 띄워만 놨다.

 

사진은 스냅 파스텔 웨딩 본식 스냅!

 

<성혼선언문>

신랑 밍밍 군과

신부 츄츄 양은

 

가족, 친지 및 동료와

친구분들을 모신 자리에서

평생을 함께 할 부부가 되기를

굳게 맹세하였습니다.

 

이에 두 사람의 결혼이

원만하게 이루어졌음을

양가 친지와 하객 여러분 앞에 엄숙하게 선언합니다.

 

2019년 ㅇ월 ㅇ일

신랑 아버지 밍츄밍츄

 

<혼인서약서>

[밍] 물빛 푸른 여름날, 더없이 소중한 사람과 부부의 연을 맺게 되었습니다.

즐겁고, 기쁜 순간들을 함께 할 수 있어서 더욱 많이 행복했습니다.

 

[츄] 처음 만났을 때의 설렘을 기억합니다.

힘들고 지치는 순간에도 늘 든든한 위로로 곁을 지켜준 상대방에게 먼저 감사의 말을 전합니다.

 

[밍] 지금껏 그래 왔듯이 앞으로도 서로의 생각을 나누고 이야기하는 순간이 가득한 삶을 만들어가겠습니다.

[츄] 현명한 생각과 말들로 함께 하는 삶을 더욱 깊이 있게 만들겠습니다.

 

[밍]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며 서로를 있는 그대로 이해하고 존중하며 살아가겠습니다.

[츄] 사랑과 감사의 마음을 아낌없이 표현하며 살겠습니다.

 

[밍] 꽃길을 갈 때에는 손을 잡고 함께 가고,

가시밭길을 갈 때에는 잠시 쉬어도 가고,

 

[츄] 더 깊이 사랑할 때도 있고, 덜 사랑할 때도 있고,

쉼이 필요한 순간에 곁에 있어주고, 도약이 필요한 순간에 받쳐주고,

서로 아끼고 다독이며 살아가겠습니다.

 

[함께] 서로에게 인생의 더없이 좋은 친구로 살아갈 것을 함께 해주신 분들 앞에서 진심으로 서약합니다.

 

빨간 부분은 신랑이, 파란 부분은 내가, 초록 부분은 함께 낭독했다.

요즘은 여자가 사회를 보는 경우도 많다. (멋짐!!)

주례 없는 건 흔한 일인데,

신부 측 여자친구가 축사를 하는 경우도 있고,

신부측 남자 친구가 부케를 받는 경우도 있더라!! (멋짐 폭발!!)

 

결혼식 전문사회자는 보통 30만 원에서 50만 원 사이였고,

특별하게 알려진 개그맨이나, MC 같은 경우는 100만 원도 훌쩍 넘는 경우도 있다.

 

나는 30만 원 주고 사회 전문업체에서 했는데

정말!!!! 스트레스!!! 대박!!!!

내가 내 돈 주고 하는데,

일처리 이따위로 할 거냐???라는 말이 목구멍까지 차올랐지만

결혼식 앞두고 성질부리기 싫어서 정말 참을 인자를 몇 번을 그렸는지 모른다.

 

돈을 얼마를 쓰든 간에

원활한 식 진행과 준비 과정은

신부/신랑의 손때가 타야지 가능하다.

챙긴 것도 다시 한번 챙기고,

체크한 것도 다시 한번 체크해도

결혼식 1주일 앞두고 개소리 딴소리한다 ㅎㅎ

 

결과론적으로는 결혼식은 굉장히 잘 치러졌지만!!

내가 돈을 받고 한번 더 하라고 해도 못할 것 같다.